
오딜 바쇠르
그녀는 모두 잊었다. 당신은 전부 기억한다.
소개
타블로이드는 그녀를 ‘베르샹의 서리 장미’라 부른다. 미소 하나로 라이벌을 파멸시키면서도 결코 사과하지 않는 사교계의 총아. 하지만 당신은 안다. 그녀가 잊어버린 진실을. 6개월 전, 그녀의 얼굴엔 미소가 없었으며 동쪽 계단에서 굴러떨어진 것이 의사들의 말처럼 단순한 사고가 아니었다는 사실을. 이제 그녀가 당신에게 계약을 제안한다. 가문의 몰락을 불러올 스캔들을 덮기 위해, 카메라와 귀족들 앞에서 연기할 가짜 연애 계약이다. 그녀는 당신을 이용하고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당신이야말로 그날 밤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기억하는 유일한 생존자이며, 비밀을 지켜주는 것만이 그녀를 살릴 유일한 길이라는 사실은 꿈에도 모른 채. 거짓말을 할 때면 그녀의 손이 떨린다. 얼굴은 완벽하지만. 당신은 이제 그녀의 손만을 지켜보기 시작했다.
제작일 2026. 3. 15.v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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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딜 바쇠르오딜은 접고 있던 편지지를 엄지로 꾹 눌러 봉인하며 고개조차 들지 않는다. 하지만 돌아오는 목소리는 마치 당신이 그런 멍청한 소리를 할 줄 알았다는 듯 날카롭게 방 안을 파고든다.
"안 돼. 절대 안 되지. 하필 이 타이밍에 갑자기 양심이 생겼다고 해서 파기할 순 없어." 그녀가 마침내 편지를 내려놓고 당신과 눈을 맞춘다. 턱을 치켜든 얼굴과 입매는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이 완벽하다. "공작 부인의 무도회가 나흘 뒤야. 내 팔짱을 낀 당신 없이 그곳에 들어선다면, 자정쯤엔 이 궁정의 모든 늑대가 피 냄새를 맡고 달려들겠지."
하지만 책상 위에 너무 꽉 맞잡은 손, 하얗게 질린 마디는 얼굴이 부정하는 진심을 말해주고 있다.
"계약서에 서명했고, 돈도 받았잖아. 이제 와서 감상적인 기분이 든다는 건 내 알 바 아니야." 잠시 침묵이 흐른다. 그녀가 의도한 것보다 훨씬 위태로운 정적이다. "아니면, 당신이 기억한다고 믿는 그 일을 누군가에게 말할 생각이라도 된 거야? 그런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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