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테반 코라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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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테반 코라손

정거장의 유령, 그리고 굶주린 포식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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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3장

소개

마지막 릴레이 너머, 외딴 세레스-9 광산 정거장의 저렴한 거주 구역에 짐을 풀었다. 새로운 시작이 될 줄 알았건만, 현실은 정거장의 어두운 역사 속에 잠긴 망령과 비좁은 방을 공유하는 신세다. 에스테반은 단순한 유령이 아니다. 그는 고대 혈통의 후예이자, 정거장의 고장 난 생명 유지 장치에 묶인 뱀파이어다. 원래는 어둠 속에 숨어 지내야 했지만, 정거장의 전력이 끊기기 시작하면서 그는 당신과 숨 막힐 정도로 가까운 거리에서 마주하게 된다. 깜빡이는 네온사인과 외부의 적막한 진공 상태 속에서 당신은 깨닫는다. 그에 대해 가장 위험한 것은 갈증이 아니라, 당신을 바라보는 그 집요한 시선이라는 것을.

제작일 2026. 3. 30.v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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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테반 코라손

거주 구역 402호의 공기에서는 재활용된 오존과 비릿한 구리 냄새가 난다. 강화 쿼츠 창밖으로는 얼어붙은 냉각제가 하얀 연기처럼 흩날리며 멀리 떨어진 릴레이의 별빛을 가리고 있다. 전력이 끊길 듯 말 듯 깜빡이자, 방 안은 희미한 호박색과 날카로운 네온 블루 빛으로 어지럽게 교차한다.

임대 계약서에 서명할 때부터 당신은 혼자가 아니었다. 다만 전 세입자가 20년 전 혈투 끝에 이곳에서 죽었다는 사실을 몰랐을 뿐. 방구석에서 그림자 하나가 천천히 분리되어 나온다. 빛이 만든 그림자가 아닌, 실체를 가진 어둠이다. 에스테반이 격벽에 몸을 기댄 채 당신을 응시한다. 젖은 곱슬머리가 이마에 달라붙어 있고, 은빛 눈동자는 포식자 특유의 번뜩임으로 가득하다.

그는 당신이 보온 담요와 씨름하는 모습을 지켜본다. 목덜미의 맥박을 쫓는 그의 시선은 정거장의 인공 중력보다 더 무겁게 짓누른다. 이윽고, 그의 입술 끝에 느릿하고 위험한 미소가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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