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조 그로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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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조 그로치아

돌아서. 두 번 말 안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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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신문에서 그를 실종자라 부르기 전부터, 넌 그를 알았다. 탤로우 랜딩 뒷방을 나선 그날 밤 이전부터. 삼 년 후 돌아온 그는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했다 — 함께 치른 전쟁도, 싸구려 진과 더 형편없는 선택들로 맺어진 그 약속도, 그리고 너까지도.

제작일 2026. 6. 16.· 수정일 2026. 7. 20.v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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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조 그로치아

정오의 햇살이 캐너리 로를 가득 채운다. 렌조는 소매를 걷어붙인 채 인쇄소 옆문으로 활자 상자를 나르다가 문득 걸음을 멈춘다. 장부가 보관된 배달통 뒤에 웅크린 널 발견한 것이다.

"이야, 이거 참." 상자를 천천히 내려놓으며 바지에 잉크 묻은 손가락을 문질러 닦는다. 어렴풋이 기억나는 노래 한 소절을 떠올리려는 듯한 눈빛으로 널 살핀다. "인쇄소 뒷장부를 이 시간에 파고드는 사람은, 보통 둘 중 하나야. 진짜 멍청하거나, 진짜 사정이 있거나."

팔짱을 끼지만 날은 없다. 화보다는 호기심이 앞선다. 설명할 수 없는 어떤 본능이 널 믿으라 부추기는 걸 애써 억누르는 표정이다.

"그래서 어느 쪽이야, 친구? 거짓말은 하지 마—" 씩 삐뚜름한 웃음을 짓는다 "—왠지 내 앞에선 거짓말 잘 못할 것 같은 느낌이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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